
헷갈리는 세금의 세계, Duty·Tax·VAT의 미묘한 차이
해외직구나 무역을 하다 보면 Duty, Tax, VAT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된다. 얼핏 들으면 모두 같은 의미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각각 다른 역할과 법적 성격을 가진다. 세 가지 용어는 모두 ‘세금’을 의미하지만, 부과 주체와 목적, 시점, 계산 방식이 전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관세(Duty)**와 **부가가치세(VAT)**를 혼용해 사용하지만, 두 세금은 전혀 다른 세법에서 작동한다. 또한 Tax는 이 둘을 포함하는 더 큰 개념으로, 국가의 재정을 구성하는 모든 세목을 포괄한다.
이 글에서는 수입 거래, 통관 절차, 해외직구에서 혼동하기 쉬운 Duty·Tax·VAT의 핵심 차이를 세밀히 정리하고, 실제 계산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Duty란 무엇인가: 물품이 국경을 넘을 때 붙는 통행세
Duty는 **‘관세(Customs Duty)’**의 줄임말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 부과되는 국가 간 통행세다. 이는 단순히 수입업체가 내야 하는 행정비용이 아니라, 국내 산업 보호와 무역 균형 유지라는 목적을 갖는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옷을 수입할 때, 세관은 그 품목의 **HS코드(품목 분류번호)**를 기준으로 세율을 정한다. HS코드는 전 세계 공통의 분류 체계로, 예를 들어 면 티셔츠는 6109, 가죽 가방은 4202와 같이 고유한 번호를 갖는다.
Duty는 다음 세 가지 요소를 더한 **CIF 가격(Cost + Insurance + Freight)**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 Cost: 제품의 실제 구매가격
- Insurance: 수입 중 보험료
- Freight: 운송비
즉, 해외에서 100달러짜리 물건을 사오고 운송비 20달러, 보험료 5달러를 냈다면, Duty는 125달러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Duty는 물품이 국경을 넘을 때 부과되는 ‘입국세’의 성격을 가진다. 내수 소비나 판매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국내에 반입되는 순간 세금이 발생한다.

Duty의 목적: 세금 이상의 의미
관세의 본질은 단순히 돈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 주권을 지키는 도구에 있다.
- 산업 보호: 해외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방지한다.
- 재정 확보: 국가의 세수 중 일정 부분을 담당한다.
- 무역 조정: 특정 국가와의 무역 불균형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축될 때 외국 자동차에 높은 Duty를 부과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이 보호되는 효과가 생긴다. 따라서 Duty는 단순 세금이 아니라 경제 정책의 도구다.

Tax란 무엇인가: 세금 전체를 아우르는 상위 개념
Tax는 말 그대로 세금 전반을 의미하는 상위 개념이다. 정부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법인, 물품에 부과하는 모든 금전적 의무가 Tax다.
대표적인 종류로는 다음이 있다.
- 직접세(Direct Tax):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 납세자가 직접 부담
- 간접세(Indirect Tax): 부가가치세, 관세, 주세처럼 제3자를 통해 징수
Duty나 VAT는 모두 Tax의 하위 개념에 속한다.
즉, 모든 Duty와 VAT는 Tax이지만, 모든 Tax가 Duty나 VAT는 아니다.
Tax는 국가 재정의 기반이며, 국민이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의 대가로서 존재한다. 사회 인프라, 복지, 국방, 교육, 교통 등은 모두 Tax로 유지된다.

VAT란 무엇인가: 소비 단계에서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VAT(Value Added Tax)는 부가가치세로, 상품이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새로 추가된 ‘가치’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즉,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간접세다.
VAT의 핵심은 “가치가 추가된 만큼 세금을 낸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원자재를 구매한 제조업체가 완제품을 만들어 유통업자에게 판매할 때, 완제품의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을 뺀 ‘부가가치’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최종 구매 시 그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기본 VAT 세율은 **10%**이며, 수입 시에는 상품가격 + 운송비 + 보험료 + 관세금액까지 포함된 금액에 10%를 부과한다. 즉, 관세가 붙은 금액에 또 VAT가 붙는다.
예시로 살펴보면,
- 상품가: 100달러
- 관세(8%): 8달러
- VAT(10%): (100 + 8)의 10% = 10.8달러
→ 총 세금: 18.8달러
이처럼 VAT는 최종 소비 단계에서 부담되는 소비세의 성격을 가진다.

Duty와 VAT의 차이: 같은 시점, 다른 목적
Duty와 VAT는 모두 수입 시점에 부과되지만, 작동 원리는 다르다.
Duty는 ‘수입품의 입국세’이고, VAT는 ‘내수 소비세’다.
| 구분 | Duty (관세) | VAT (부가가치세) |
| 부과 목적 | 국내 산업 보호, 무역조정 | 소비세, 국가 재정 확보 |
| 과세 기준 | CIF(상품가 + 운송료 + 보험료) | CIF + 관세금액 |
| 부과 시점 | 통관 시 | 통관 시 (관세 후) |
| 부담 주체 | 수입자 | 최종 소비자 |
| 세법 근거 | 관세법 | 부가가치세법 |
Duty는 수입 자체에 초점, VAT는 소비 행위에 초점을 둔다. 이 두 세금은 동시에 발생하지만, 적용 근거와 징수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Tax와 VAT의 관계: 포함 개념의 구조
Tax는 모든 세금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VAT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VAT는 ‘간접세’의 대표적인 형태다. 즉, 소비자가 직접 세무서에 내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대신 징수해 납부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VAT는 세금 누락이나 탈루가 어렵고, 정부 입장에서는 징수 효율이 높은 세목으로 평가된다.
한편, VAT가 존재하는 나라는 대부분 Tax 시스템이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 직접세(소득 중심)와 간접세(소비 중심)가 병행되는 형태다.

실제 수입 시 세금 계산 예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제품가격: 100달러
- 운송료: 20달러
- 보험료: 5달러
- 관세율(Duty): 8%
- VAT율: 10%
- CIF = 100 + 20 + 5 = 125달러
- 관세 = 125 × 8% = 10달러
- 부가세 = (125 + 10) × 10% = 13.5달러
- 총 세금 = 10 + 13.5 = 23.5달러
따라서 총 지불 금액은 148.5달러가 된다.
즉, 관세에 다시 부가세가 붙는 구조이며, 이는 수입업자가 실제로 느끼는 세금 부담을 크게 만든다.

국가별 VAT 제도 비교
세계 각국의 VAT 제도는 이름도 다르고 세율도 다양하다.
- 한국: 10%,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에 일괄 적용
- 유럽연합(EU): 평균 20%, 국가별 변동 (독일 19%, 프랑스 20%)
- 영국: 20%, 필수품 일부는 0% (식품·의약품 등)
- 일본: ‘소비세(Consumption Tax)’ 10%
- 미국: 연방 차원의 VAT 없음, 주(State)별 Sales Tax 운영
유럽은 VAT 기반 소비세 국가, 미국은 Sales Tax 중심 구조로 대조적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소비자가 부담하는 간접세”라는 점이다.

Duty 면제와 감면 제도
모든 수입품에 Duty가 붙는 것은 아니다. 국가 간 협정이나 물품 가치에 따라 면세 또는 감면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에서 수입한 물품은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하면 관세 면제 가능.
- 개인 자가 사용 목적의 소액 수입품(예: 150달러 이하)은 관세 면제 대상.
- 표본, 연구용, 선물용 물품 등은 특별 감면 가능.
하지만 면세를 받으려면 반드시 서류가 정확해야 하며, 세관 심사에서 허위로 기재할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VAT 환급 제도: 수출 시 돌려받는 부가세
흥미롭게도, 수출할 때는 VAT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낸 부가세를 환급받는다.
이것을 **영세율 제도(Zero-Rated Tax)**라 부른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외국으로 수출했다면, 그 생산 과정에서 이미 낸 VAT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다. 만약 수출품에도 VAT가 붙는다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VAT는 내수 중심의 소비세이지만, 수출에서는 0%로 적용되는 유연한 세금이라 할 수 있다.

Duty·Tax·VAT의 관계를 한눈에 정리
- Duty: 국경 통과 시 부과되는 수입세. 물품 가격과 운송비 기준.
- VAT: 내수 시장에서 소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관세 포함 가격 기준.
- Tax: 모든 세목을 아우르는 상위 개념. Duty와 VAT 모두 포함.
즉,
Duty + VAT ⊂ Tax
이 관계를 이해하면 해외직구, 무역, 사업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세금의 흐름을 명확히 예측할 수 있다.

결론: 세금의 구조를 알면 거래가 보인다
결국 Duty, Tax, VAT는 모두 세금이지만, 국가가 부과하는 목적과 시점이 다르다.
Duty는 수입 시점의 보호세, VAT는 소비 시점의 부가세, Tax는 이 모든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수입업자라면 세 가지 개념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정확한 원가 계산, 이윤 설계, 가격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해외직구를 할 때 ‘상품가 + 관세 + 부가세’ 구조를 알면, 실제 지불 금액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즉, 세금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곧 거래의 언어를 이해하는 일이다.
참고문헌
- 대한민국 관세청, 「수입통관 및 관세 부과 기준 안내」
- 국세청,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 OECD Tax Database, 「Value Added Tax (VAT) Rates by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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